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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들의 멜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아는 건 별로 없지만,

by Melodybae 2024. 11. 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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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매일 아침 눈뜨기 전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을 먼저 듣는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엄마가 아침마다 듣는 ‘아름다운 당신에게’ 덕분이다. 그중에서 가장 제일 좋아하시는 곡이 드보르작 유모레스크와 슈만 트로이메라이.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던 엄마가 도시로 나와 고등학교를 다니며 처음 들었던 클래식이라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편성이 되자 엄마 생각부터 났다. 같이 보면 좋겠다 싶어서.

함께 일했을 때 좋은 기억을 남겨준 박은빈, 박지현, 이유진. 신인 때부터 잘됐으면 좋겠다 싶어 출연한 모든 작품을 챙겨본 김민재. 무대시절부터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같은 교회를 다니던 김성철까지. 안 볼 이유가 없는 드라마가 됐다.

단체 포스터를 보고 더 궁금해졌다. 온전히 드라마를 즐기기 위해 대본도 읽지 않았다. 클래식 청춘의 이야기지만 왜 이렇게 많은 캐릭터를 포스터에 넣었을까 하고. 그런데 드라마를 보니 알겠다. 여자 브람스 채송아와 남자 브람스 박준영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친구를 위해 지켜보는 사랑을 하는 두 사람 한현호, 이정경의 이야기.

신선했다. 독일의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의 청춘 버전 이야기 같으면서도,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이야기 같았다. 브람스에게 있어 최고의 파트너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을 평생 동안 짝사랑했던 것을 청춘들의 짝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듯했다. 또 어떤 면에서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주인공 폴이 오랜 연인 로제에게 권태감을 느낄 때 우연히 만난 변호사 시몽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표현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담아낸 듯해 보였다.

사실 브람스 같은 준영 혹은 송아가 새로운 사랑을 통해 사랑을 이루고, 그 매게가 음악이겠구나 생각해서. 음악을 듣고 싶어 본 드라마였는데 이런 뻔하디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정말 다행. 이런 재밌는 플롯을 짰다면 인물의 내러티브적 요소도 빠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잘 챙겨주셨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인물이 많은데 분배를 잘 못하면 막판에 대충 몰아치기 마련이니까. 제발 브람스가 그렇게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여기에 너무나 익숙한 얼굴 박은빈. 그녀의 데뷔와 같던 삼성 광고 때문일까 착하고 단아한 얼굴로만 기억됐던 박은빈. JTBC 청춘시대, SBS 스토브리그를 통해 당찬 박은빈으로 대중에게 굳혀갈 때쯤 다시 한번 변신했다. 캐릭터 밀당을 정말 잘하는 배우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를 다니지만 4수를 하면서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 강단 있는 송아를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김민재가 엠넷 음악드라마에 첫 출연하며 부른 OST ‘처음이라서’는 아직도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저장돼 있다. 래퍼지만 첫 연기의 싹을 이 드라마를 통해 봤다. 분명 잘 될 배우라 생각했다. 키가 크지도, 미친 듯이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마스크와 목소리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확실한 배우. 선배들과의 작품에서 조연, 유명 작가 작품의 조연, 혼자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학원물 주연, 이제는 여배우와 끌어가는 주연까지. 랩보다는 연기로 두각을 드러냈다.

안타까운 건 김민재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이제껏 스코어 즉 시청률이 그리 좋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주연이던 배우가 다시 조연 연기를 하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시즌제라도 출연료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하지만 김민재는 처음 얼굴을 알린 ‘낭만 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 조연을 다시 맡으며 배우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김민재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했고, 닥분에 이번 작품에서 정점을 찍고 있다. 주연으로서 혼자도 가능하다는 걸 드리 한 번 입증했다. 그가 다음 남자 원탑 드라마로 주연을 할 때까지 응원한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받은 상처보다 준 상처가 더 깊게 남더라. 그러니까 너도 너무 깊게 상처 주지 마라."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p.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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