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곡, 코노 리스트
아는 건 별로 없지만,
마감 택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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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택시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이런 날에도 야근을 하고 택시를 탔다. 나는 진지하게 밝힌 퇴사 의사를 장난스럽게 넘겨 버리는 상사의 반응에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 따로 면담을 신청해 회의실에서 얘기하면 진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닌가? '얼마나 더 진진하게 퇴사를 이야기해야지 퇴사를 퇴사로 받아들여줄까' 생각하며 새벽 2시가 다 돼서 마감 택시를 불렀다.보통 마감 택시에 오르면 기사님들이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붙인다. 내가 느끼기엔 새벽에 운전하는 기사님이 졸리고 피곤해서도 있지만 이 시간까지 일하다 탄 지친 손님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늘 마감 택시 기사님은 여느 기사님들과 달랐다. 택시에 올랐을 때 '맞죠?' 한 마디 외에 아무 얘기도 하지 않으셨다.마감 택시록을 ..
2024.09.23 17:57 -
5월 21일 택시
화요일. 사실 화요일은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는 한 미국 시차에 일하는 날이라 무조건 야근이라고 보면 된다. 10시 20분. 그래도 비교적 일찍 마치고 마감 택시를 잡았다. 지난주 데자뷔인가. 우회전만 하면 되는 곳에서 서 있는 택시가 잡혔지만, 오늘 마감 택시 기사님도 우회전을 못하고 지나쳐 1km 돌아와야 하는 방향으로 직진하신 것이 GPS에 찍혔다. 기다릴까, 계신 곳까지 갈까 하나 고민하던 찰나 진동이 울렸다. 마감 택시 기사님이다."손님 너무 죄송해요. 제가 놓쳐서 돌아 가야하는데..." "그냥 제가 기사님 계신 곳으로 갈게요" "그러실래요? 고맙습니다"전화를 끊고 조금 거리가 있지만 기사님이 계신 곳으로 가면서 생각했다. "지금 계신 곳으로 갈게요" 정말 낭만적으로 멋진 말이다. 누군가 나한테 ..
2024.05.22 00:33 -
5월 14일 택시
실화인가. 지난 전사 휴무에 쉬지 못했던 휴가를 10일 정도 쓰고 어제 복귀했다. 그리고 오늘 야근을 하고 나와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야근을 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할 줄은 사실 몰라서 어이없어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원래 이런 곳이었지. 우회전만 하면 되는 택시가 잡혔다. 콜을 잡으시는 찰나에 골목을 지나치셨나보다. 1km 가까이를 돌아와야 해서 기다려 달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11시 8분. 아직까지는 괜찮다. '오늘'안에 집에 들어갈 수 있다. 마음 좋은 기다림의 덕분일까. 고급 전기차 그렌저가 등장했다. 깔끔하고 좋은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좋은데.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택시에 올랐다. 택시록에 새로운 이야기를 적을 건 없지만 '오늘 하루를 평온하게..
2024.05.21 23:44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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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한 금요일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 모임에 꽤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단연 가장 인기 있는 요일은 금요일. 오늘의 금요일은 점심에도 저녁에도 청첩장 모임이다. 점심에는 엔터테인먼트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 사수, 저녁에는 엔터테인먼트에서 합맞춰서 가장 재밌게 일했던 아티스트팀.사수와 함께한 금요일. 오랜만이다. 함께 회사를 다닐 때는 모든 금요일을 함께하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만나면 많이 만나는 사이가 됐다. 이미 약속시간은 20분이 지났지만 사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역시 방송쟁이들의 약속 시간은 언제나 2-30분 딜레이 되는 건 변하지 않는다. 이런 시간을 이해해 주는 것도 같은 업계 사람뿐이라는 생각에 아직 방송 업계에 남아 일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늦을 때 나를 기다려주던 모든 사람들도..
2025.07.25 16:02 -
글쓰는 금요일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처음으로 돌아가게 될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무엇에 대해 쓸지 주제를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함께 글을 쓰는 친구가 제안했다. ‘우리 왜 이 글을 쓰는지, 왜 같이 쓰는지 써보자’. 시원하게 ‘콜’이라고 외쳤지만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희석되고 퇴색되기 마련이니까. 그러다 보면 목적성을 잃기도 하니까. 우리도 글을 쓰자고 모였지만 몇 번 목적을 잃고 노트북을 닫은 적도 있으니까. 목적성을 잃고 궤도를 이탈한 날은 기껏해야 미완성의 글 한 편과 흘러가는 수다로 채웠던 것 같다. 무튼. 그렇게 함께 쓰기 시작한 지도 어언 1년이 다 돼 간다. ‘뭐라도 쓰자’라고 시작해서 몇 자 끄적이기 시작한 우리. 어떤 날은 이력서를 열심히 ..
2025.05.26 18:16 -
블로그를 시작한 금요일
남의 이름으로 나가는 글만 쓰다가 내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티스토리를 시작했고, 돈이라도 조금 아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지 3개월. 블로그를 하며 많지는 않지만 작은 일상의 변화가 생겼고 작은 변화지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첫 시작은 결혼 준비였다. 사진, DVD, 스튜디오 뭐 기타 등등 하나같이 카페, 블로그에 올리면 할인해 준다는 말에 처음에는 웨딩 카페에 가입을 했다. 정말이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아니 경험했더라도 상상 이상의 것들이 펼쳐지는 여초 카페였다.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물론 너무나도 필요한 곳이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교환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도 물론 유익하지. ..
2025.05.15 20:52